[책리뷰]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의 저자의 아들 알렉상드르 뒤마피스의 책 춘희

춘희 / 알렉상드르 뒤마피스 지음


 

춘희 / 원제 : 동백꽃을 들고 있는 여인

 

 평소 프랑스 현대소설을 주로 접한 저로서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아 지루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아르망이 마르그리트를 만난 순간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의 다른 문학적인 가치를 따지기보다 우선 인간의 가장 궁극의 감정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이 소설은 ‘사랑’을 애기하고 있는데, 다른 일반적인 사랑,아니 사랑은 모두 특별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르망의 ‘사랑’은 조금 더 특별했습니다. 창녀를 사랑한다는 것.(책에선 창부라고 완곡 표현한 듯 합니다) 해선 안되는 사랑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비극은 예상되었고 소설의 첫부분부터 비극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작 창녀가 죽었는데 왜 남자는 슬퍼할까’ 저의 첫 생각이었습니다. 성을 판다는 것이 오늘날에 와서는 흔한 일이 되었고 쉽게 길거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설에 나타난 매춘녀의 이미지는 달랐습니다.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없고 더 세련되고(피아노를 치는장면) 훨씬 더 고급스럽습니다. 단순히 성을 파는게 아닌 노래와 웃음, 대화를 같이 파니 조선시대 기생과 같은 모습입니다. 자, 이제 저의 창부에 대한 이미지는 어느정도 희석되었습니다. 아르망이 마르그리트에게 구애를 하고 진심으로 다가가며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순간 저 또한 마르그리트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르망의 속내를 들어내는 글귀마다 제 감정을 대입시켜 보았으며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마르그리트는 그 속을 알기 힘들며 도도합니다. 그래서 더 다가가고 싶고 알고 싶게 만듭니다. 애정의 표현을 끊어버려도 그녀는 반응이 없으며 그래서 더 안달나게 만듭니다. 아르망이 한말처럼 당신이 나를 사랑해주기까지는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어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못하게는 하지 마시오. 이 말을 해주고 싶은 대상은 마르그리트 오직 그 여자뿐입니다.마르그리트가 자기 생활수준과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생활비를 벌고자 귀족남성들을 만나야 할 때, 아르망은 질투하고 이해하지 못했지만 저는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감격스럽습니다. 물론 마르그리트의 마음을 모조리 다 차지했습으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의 제약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과연 마르그리트를 다른 남자들과 공유할 수 있을까요? 아직 답을 내리기는 이릅니다. 현실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마르그리트는 아르망과 함께 영원은 아니지만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자 선택합니다. 사랑을 위한 희생정신은 대단합니다만 저 또한 아르망처럼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연 마르그리트는 진심일까요? 안정이 없는 이 행복, 언제든 끝나지 않을까요. 아르망의 말처럼 남자는 지금의 사랑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 봅니다. 마르그리트의 사랑에 의의심이 가는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에게 웃음을 파는 여자니 만큼 아르망이 마르그리트의 사랑 중 일부분을 갖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불안할 것입니다.  아르망의 아버지가 찾아온 날, 마르그리트가 갑자기 사라지고 저 또한 분노하게 되었습니다. 마르그리트의 사랑은 결국 거짓이었던가. 이후 아르망의 복수는 그 심정에서 당연하게 생각될테지만 질투심에 빠진 남자의 인색한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마르그리트의 죽음, 그녀의 죽음은 예상되었지만 이처럼 비극적일지는 예상못했습니다. 평생 남자의 품에 안기며 남자로 인해 살았던 그녀, 죽음의 순간에 남자는 없었습니다. 고독함만 있을 뿐. 진정한 사랑을 만나 모든걸 포기한 일생일대의 선택을 한 그녀지만 보이지 않은 장벽 아니 너무나 뚜렷히 보이는 현실장벽앞에 무너졌습니다. 사랑을 포기한 대가는 죽음에 이르는 파멸과 같았습니다. 죽었습니다. 아르망은 자신이 한 행동들을 후회하지만 제 생각에 아르망은 잘못이 없습니다. 사랑해선 안되는 대상을 사랑한 것일뿐. 결말부분이 비참한 것 같아 읽기 힘들었지만 인물들의 풍부한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알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작가가 독자에게 건내듯이 말을 거는 문체나 결말을 미리 던져주고 과거를 회상하듯 시작하는 것들, 실화라고 속이고 각색하여 만든 소설입니다.